재개발 발표 하루 만에… 환경 조사 끝나는 시간이 이상하다

[정치부 김소영 기자] 금만구청이 28일 발표한 2조원 큰 개발 사업을 놓고 환경 조사가 끝나는 시간에 대한 의문이 나오고 있다. 구청은 “내년 상반기에 모든 허가가 끝날 예정”이라고 말했지만, 이는 보통 환경 조사 기간을 생각할 때 너무 빠르다는 말이 나온다. 특히 120만㎡에 달하는 큰 바다 개발 사업인데도 주민 의견을 들을 계획이 자세히 나오지 않아서 공개적인 과정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다.

보통 2-3년 걸리는 조사, 6개월에 끝?

환경부 관련 규정에 따르면 바다 지역 큰 개발 사업의 경우 환경 조사에만 보통 2년에서 3년이 걸린다. 조사서 작성, 주민 설명회, 관련 기관 의논, 다시 검토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환경단체 ‘푸른바다 시민연대’ 이환경 대표는 “용궁포 같은 중요한 바다 생태계에서 이 정도 크기의 개발 사업이라면 최소 3년은 걸려야 정상”이라며 “6개월에 모든 과정을 끝낸다는 것은 형식적인 검토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걱정을 말했다.

주민 의견 들을 계획 “자세한 일정 없어”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주민 의견을 듣는 과정이다. 환경 조사법에서 꼭 해야 하는 주민 설명회와 의견을 듣는 과정에 대해 구청은 “적절한 시기에 하겠다”는 기본적인 대답만 하고 있다.

용궁포 어업협동조합 박바다 조합장은 “어민들은 아직 자세한 개발 계획을 제대로 설명받지 못했다”며 “바다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들어야 하는데, 그런 기회가 보장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 “너무 빠른 일 걱정… 자세한 검토 필요”

바다 환경 전문가들도 걱정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부산대학교 바다학과 김해양 교수는 “용궁포 바다는 다양한 바다 생물들이 사는 곳이자 전통 어업이 이루어지는 중요한 공간”이라며 “충분한 조사와 검토 없이 진행되는 개발은 되돌릴 수 없는 환경 파괴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김 교수는 “최근 기후 변화로 바다 생태계가 빠르게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최소 2-3년의 계절별 생태 조사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보 공개 요청에도 “검토 중” 대답만

본지가 정보 공개를 요청해서 지금까지 진행된 환경 조사 관련 자료를 요청했지만, 구청은 “아직 검토 중인 일로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민단체 ‘투명한 용궁포’ 정투명 대표는 “시민들이 알 권리를 보장하고 공개적인 행정을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진행 상황이라도 공개해야 한다”며 “일방적인 발표 이후 자세한 정보를 숨기는 것은 민주적 과정에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구청 “법적 과정 지켜… 문제없이 진행”

이에 대해 금만구청 관계자는 “모든 법적 과정을 지켜서 진행하고 있으며, 주민 의견도 적절한 시기에 들을 계획”이라고 답했다. 또한 “환경 조사는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되었고, 전문 기관의 자세한 검토를 거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자세한 조사 진행 상황이나 주민 설명회 일정에 대해서는 “현재 내부 검토 중”이라며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본지는 앞으로도 용궁포 개발 사업의 공개적 과정과 환경 조사 과정을 계속 추적 보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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